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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하는 인지신경과학

by 유어인천 2023. 7. 28.

신경과학의 부상과 인지신경과학의 형성

컴퓨터 유추의 전통적 인지과학은 그 기반 철학이었던 기능주의의 입장에 따라, 인지의 신경생물적 기반인 뇌의 중요성을 무시하였다. 이러한 경향이 1980년대에 이르러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기능주의에 대한 반론과 도전이 시작되고, 인지 현상을 설명함에 있어서의 뇌 연구의 중요성과 인지과학과 신경과학 두 분야의 생산적 연결 가능성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자각과 구체적 연구의 결과로,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이 연결된 ‘인지신경과학 (Cognitive Neuroscience)’이 1980년대 초반에 형성되었다.

상위 추상 수준의 마음만을 컴퓨터 유추를 통하여 탐구하던 전통적 인지과학 접근을 뇌라는 생물적 구조 중심의 환원적 접근에 의해, ‘아래로 끌어내림 (downward-pull)'(Bechtel &Graham, 1998)을 통해 보다 좋은 설명을 탐색하려는 시도였다.

이러한 변화의 한 배경은, 신경과학이 전통적인 분자수준적 미시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뇌의 시스템 수준적 접근의 시도가 성공적이었다는 것과 심리학으로부터 행동관찰기법의 도입, 인지심리학의 이론적 개념과 모델의 신경과학에의 도입의 성공, 그러나 무엇보다도 뇌영상화 기법의 급격한 발전과 이와 인지과학적 이론의 연결 시도의 성공 등이 있을 수 있다. 사상관련전위(ERP)기법, PET, fMRI 등의 최근의 인지신경감지 방법의 발전은 신경과학이 단순히 뇌의 해부학적, 생물적 구조의 탐색이 아니라, 뇌의 기능적 구조를 탐색하게 하였고, 뇌의 상이한 영역이 인지 기능 수행에 어떤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어떤 다른 정보처리를 하는가를 드러내게 하였다

뇌와 마음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 신경과학, 인지신경과학, 신경심리학, 인지과학 등이 있다. 학문 간 수렴과 학제적 접근 경향의 현재 추세로는 학문간 명확한 경계선을 긋기가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서로 중첩되는 분야가 많으며 한 연구자 자신도 자신의 연구가 어떤 분야에 속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렇기는 하지만 학문 간에 구태여 경계를 짓는다면 다음과 같은 분류를 하여 볼 수 있다. 신경과학(neuroscience): 원래는 신경계를 연구하는 생물학 분야이지만, 현재는 심리학, 컴퓨터과학, 통계학, 물리학, 철학, 의학 등이 수렴되어 학제적 연구가 진행되는 과학으로 변모하고 있다. 신경계의 분자적, 발달적, 해부 구조적, 기능적, 진화적, 계산적, 의학적 측면을 탐구한다.

 

인지신경과학(cognitive neuroscience)

넓은 의미의 인지, 즉 마음의 생물적, 신경적 기초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심리적, 인지적 기능이 뇌의 신경적 구조와 과정에 의해 어떻게 생겨나는 가를 탐구한다. 인지신경과학은 심리학이면서도 신경과학이며 인지과학이다. 생리 심리학, 인지심리학, 신경심리학과 중복되는데, 인지과학이론을 신경심리학의 실험적 증거와 계산적 모델링과 연결하여 뇌를 탐구한다.

 

신경심리학(neuropsychology)

인간과 동물의 특정 심리적 과정과 외적 행동과 관련된 뇌 구조와 기능을 탐구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동물과 인간의 뇌 손상과 관련된 연구가 주류를 차지한다고도 볼 수 있다. 순수 학술적 연구 이외에 병원, 또는 범죄나 법 상황, 또는 제품 디자인(및 광고) 상황이나, 정서 및 인지기능 조절 약물과 관련된 산업체 등의 임상 및 응용 장면에서의 연구가 신경심리학의 접근 주제이다. 인지심리학과 인지과학의 주류 입장인 정보처리적 관점을 도입하여 연구하기에 신경망 접근, 계산적 접근을 사용하기도 한다.

주로 정상적 동물, 인간의 신경계와 인지 기능을 연구하는 실험신경심리학/심리학의 이론, 신경심리검사 등을 사용하여 환자들의 심리적 상태가 어떠한 의학적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임상신경심리학 분야 그리고 실험신경심리학과 임상신경심리학을 연결 선상에서, 뇌 손상 또는 신경적 질환을 지닌 사람들을 탐구하여, 마음(인지기능)과 뇌의 관계를 탐구하는 인지신경심리학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뇌영상기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뇌 손상 환자들의 행동 오류를 분석하여 마음과 두뇌의 관계를 탐구하는 사람도 있다.

 

인지신경의학(cognitive neuropsychiatry)

의학의 정신의학 중에서 환자들의 심리 질환(정신질환)을 연구를 통하여, 정상인의 마음과 뇌의 기능을 연구하는 분야.

 

인지의학 (Cognitive Medicine)

고령화와 뇌 손상 등으로 인한 인지 기능 이상의 문제를 탐구하는 의학 분야이다. 심리검사, 뇌영상기법, 안구운동 측정법 등을 사용하여 환자를 진단하고 주로 약물 치료법을 사용하여 환자를 치료한다. 자폐증, 조현병, 호르몬 이상이 인지기능 이상에 주는 영향 등의 문제를 다룬다.

인지과학에서 신경과학적 접근의 재활성화와 연관되어 인지과학의 변화를 인도하고 있는 다른 한 접근은 진화적 접근이다 (Calvin, 1990;Dennett, 1996). 진화 인지적 접근은 현존하는 인간 마음 과정 자체의 이해를 직접적으로 시도한다고 하기보다는, 동물 종들의 인지 과정들이 진화 역사에서 어떻게 발달하였는 가를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인지에 대한 이해를 간접적으로 얻고자 하는 하나의 설명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이론물리학에서 우주의 탄생과 발전의 역사를 탐구하여 물리적 세계의 본질을 이해하려 하듯이, 마음의 진화과정을 탐구하여 인간 마음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이는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에 근거하며, 행동생물학 종간 비교연구(비교인지 연구)와 뇌 모델링과 진화 연구, 유전자알고리즘의 창안, 진화 과정의 컴퓨터시뮬레이션 연구 등이 종합된 접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