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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의 청년기 진화적 접근

by 유어인천 2023. 7. 28.

진화적 접근의 시도

신경과학적 접근, 진화적 접근의 부각은 인지과학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인지과학의 유, 초년 기에 연구주제에서 배제해왔던 ‘의식’, ‘정서’, ‘동기’ 개념의 부활이다. 인지과학이 마음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은유적 접근을 넘어서고 이성 중심을 넘어서서 정서(감정) 등을 연구 주제로 다루어야 한다고 H. Dreyfus, J.Searle 등이 일찍이 지적한 바 있다.

유초년기의 인지과학이 무시하였던 주제인 ‘의식’이주의 과정 등의 인지과정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의 떠오름과 연결되어서, 그리고 마음에 대한 진화적 설명 시도의 제기와 더불어서 이제 청년기 후반의 인지과학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논의되고 있다. 인지과학 설명의 지평이 넓어진 것이다. (물론, 의식에 대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재접근에서 모든 학자들의 관점이 같은 것은 아니다)

정서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기능주의 철학에 바탕을 둔 컴퓨터 은유 패러다임의 인지과학에서는 정서의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았거나, 아니면 기억의 의미망 내의 한 부분 과정으로 개념화하였다. 이러한 접근에 대한 비판이 심리학이나 철학의 일각에서 있었으나, 정서의 인지과학적 연구를 살리지는 못하였었다.

그러나 인지신경과학 연구들이 집적되면서 관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뇌피질과 피질하 구조에서의 정서 기능을 탐구한 신경과학적 연구결과들은 인지과학이 정서를 인지과학 연구의 울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이론적 모형들의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대표적 예: A.Damasio 등의 연구).

정서에 관한 인지과학적, 신경과학적 연구가 많은 중요한 발견을 하였지만, 이러한 접근도 신경과학적, 생물적 기초로의 편향 위에서 진행되어 왔으며 다음 절에서 제기하는 측면의 사회-문화 환경적, 의미적 측면에서의 정서 연구가 충분히 고려되고 있지 못하다.

인지과학의 청년기

 

1980년대 중반 이래로 인지과학을 변화시키고 있는 다른 한 접근은 인간 마음의 이해에서 환경과의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접근이다. 이 접근은 마음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신경적, 생물적 단위 수준에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하위 설명수준적 접근인 연결주의나 인지신경과학적 접근, 그리고 상위 추상 수준에서 명제 중심으로 논리적 체계에 의해 마음을 설명하려는 전통적 컴퓨터 유추적 접근이 지니는 제한점을 벗어나려 한다.

즉 인간의 마음의 본질은 환경과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뇌 내에서 일어나는 과정이거나 뇌에 저장된 내용이 아니라, 물리적, 사회적 환경에 확장, 분산되어 있으며, 환경과의 상호작용 실시간에 존재하게 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마음의 본질에 대한 이러한 개념적 재구성에 따라 인지과학 연구의 분석 단위가 달라진다. 마음이 단순히 뇌 내 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확장, 분산된 과정이라면, 인지 연구의 기본 분석 단위는 ‘뇌-몸 환경 상호작용’이 분석 단위가 되어야 한다. 마음과 물리적-사회-문화적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단위로서의 이해를 탐구하여야 하는 것이다. 환경이 인간 인지의 특성, 한계를 규정, 제약하고 또한 인간의 인지구조가 환경을 규정하고 변화시키는 그러한 상호작용의 관계 속에서의 인지를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마음의 설명을 ‘밖으로 끌어냄 (downwards-pull)’에 의해 그 설명 접근을 수정하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밖으로 끌음’은 하위 추상 수준에서는 동역학 체계적 접근과의 연결을 의미하고, 상위 추상수준에서는 인류학, 문화사회학, 나아가서는 화용론적 텍스트 언어학과의 연결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동역학 체계적 접근의 떠오름

 

환경으로 마음이나 인지를 확장하는 것과 관련되어 또 다른 움직임을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동역학적 접근(dynamic systems approach)의 인지과학에의 도입이다 (vanGelder, 1998).

이 입장은 기존의 인지심리학 이론들이 인지 상태와 시간의 관계를 소홀히 대하거나, 시간을 거시적인 제약조건 정도로 보고 이론을 세워 온 것에 반해, 동역학 체계적 접근은 인간의 마음이 하나의 복잡계(complex system)로 간주하며, 인지 상태가 환경과의 상호작용상에서 ‘실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 인지과학의 본령이라고 보는 것이다.

종래의 전통적 계산주의적 관점보다는 동역학적 수리적 모형을 사용하여 인지 현상들을 설명하려는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는 기존의 인지 이론들이 종국적으로 이러한 비선형적, 동역학적 수리적 모형들로 대체될 것이라고 본다.

80년대 이후 인지과학 연구의 중요한 다른 한 경향은 응용적 인지과학의 연구이다. 본래 인지과학의 탄생 배경 자체가 2차대전을 전후로 현실 장면에서의 인간의 정보처리적 적응에 관한 연구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였고, 인지과학의 초창기의 체스나 게임 프로그램 등에 대한 연구와 70년대 이후의 전문가시스템 연구 등은 인지과학 연구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인지과학 연구에서 순수이론 연구와 응용 연구를 구분하고 차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응용인지 연구는 인지과학 연구의 기초이론과의 발전과 검증에 중요한 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