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행/추천여행코스 2017.02.01 11:08

인천 둘레길

효재, 인천 산책


 

 

나 젊은 시절 코미디언 서영춘 씨가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 있어도 ‘고뿌’가 없으면 못 마십니다”라는, 요즘의 랩 같은 노래를 하곤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다 공장이 인천에 세워져 전국으로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인천은 그런 곳이다. 외국의 문물이 처음 들어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곳. 그래서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도깨비〉에 인천이 자주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최초의 짜장면을 만든 차이나타운, 만두와 닭강정으로 유명한 신포국제시장, 배다리 헌책방거리, 영화 속 미래 도시 같은 송도까지 참 다르고 신기한 인천둘레길을 걸었다. 자전거 타기와 걷기로 방방곡곡을 다닌 이준휘 여행 작가가 함께 걸으며 들려준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나는 낯선 나라로 이어진 비단길을 순례하는 기분이 됐다.

 

 

 

 

추억을 파는 배다리 헌책방거리 



 

인천둘레길 11코스 연탄길 사라져가는 골목길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코스. 우각로문화마을, 배다리 헌책방거리 등이 유명하다.

 

 

 

어디론가 떠나기 위한 정거장쯤으로 여기던 인천이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됐다.

“인천둘레길 코스가 참 좋거든요. 계양산·청량산 등의 산길도 있고, 포구도 있고, 일본 근대 문화와 중국의 흔적도 남아 있고요. 참 다양한 재미가 있는 길이죠.”

여행은 어떻게 하느냐보다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하는데, 꼭 오래 산 동네에 온 듯 조곤조곤 우리가 걷는 길에 대해 설명해주는 이준휘 작가와 단숨에 친해졌다.

첫 번째 코스는 우각로문화마을과 배다리 헌책방거리. 구경할 데가 많은 이 코스는 인천 여행을 시작하기에 더없이 좋은 출발점이다. ‘배다리’라는 지명은 바닷물이 들어오는 수로가 있던 시절, 배가 닿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붙은 이름이다. 개항 이후 일본인들에게 삶의 터전을 넘겨준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기도 하다. 배다리 최고의 명물은 마을 초입에 위치한 헌책방거리다. 한때는 50개가 넘는 헌책방이 거리를 메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섯 곳만 남아 쓸쓸하게 골목을 지키고 있다.

이런 내 마음을 위로하듯 드라마 〈도깨비〉를 보고 인도네시아에서 왔다는 젊은이들이 시끌벅적 나를 보고 사진 찍기를 청한다. 이렇게 또 새로운 추억과 인연이 이어진다.
 

 

샛노란 페인트가 칠해진 ‘한미서점’은 최근 tvN 드라마 〈 도깨비〉의 배경으로 등장한 덕분에 항상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인천의 명소가 됐다. 책방 앞을 서성이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부탁으로 같이 기념 촬영도 했다.

 

알록달록 벽화가 있는 우각로 문화마을

 

 

 


 

인천둘레길 13코스 월미도길 과거 군사적 요충지로 외세 침탈의 상흔을 안고 있는 월미도를 도는 길이다. 월미공원과 월미테마파크, 월미문화의거리를 지난다. 




낡고 오래된 집들이 어깨를 맞대고 모여 있는 우각로문화마을. 재개발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고 빈집과 공터가 늘었던 곳에 벽화 사업이 진행돼 동네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한다.

벽화를 따라 걷다 이 골목의 모퉁이를 돌면 또 어떤 그림이 펼쳐질까 기대가 된다.
우리 사는 인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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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각로문화마을에서는 소박하고 정겨운 벽화를 만날 수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길을 따라 월미전망대로 가는 길. 마음에 맞는 길동무가 옆에 있으니 매 순간이 즐겁다. 

세상에! '일월산수도'를 직접 보네요

 


월미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항의 모습


 

 

월미산을 감싸듯이 안고 돌아가는 산책로를 따라 걸어서 해발 108m 야트막한 산 정상에 위치한 월미전망대에 도착했다.

“바다에는 배가 들어오고 나가고, 하늘엔 인천국제공항의 비행기들이 보이죠. 저기 삐죽삐죽 높게 솟은 곳은 무의도예요. 이렇게 한곳에서 섬, 비행기, 배까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장소가 흔하지 않은데 이런 역동적인 풍경이 인천의 특징이에요.”

 

 

해와 달은 매일 떨어지고 매일 뜨는데, 월미전망대에서 해와

달을 동시에 품게 되니 오늘이 가장 특별한 날이다.

 

이준휘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바다를 뜨겁게 물들이는 낙조의 장관을 보다가 반대쪽 하늘에서 은색의 차가운 달과 눈이 마주쳐 정말 깜짝 놀랐다. 같은 하늘 아래 달과 해가 함께 있는 풍경이라니! 다섯 봉우리의 산과 파도치는 물결, 소나무를 배경으로 해와 달이 떠 있는 ‘일월산수도’가 현실인 곳이 바로 인천이다.

 

 




어린 시절 외식의 로망, 짜장면



 

 

인천둘레길 12코스 성창포길 개항 이후 근대 문물이 들어오던 흔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코스. 일본식 건축물과 차이나타운 등이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내 세대는 외식 하면 제1번이 짜장면이었다. 어린 시절 우리는 좋은 일이 있으면 무조건 화교가 운영하는 동네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었다. “나 어릴 때는 짜장면 가격이 25원이었어요” 했더니 젊은 촬영 스태프들은 눈이 동그래지면서 믿지 않는 눈치다.
사실 생일날 케이크를 대신하는 메뉴도 짜장면이었다. 그래서인지 짜장면은 그리움 같은 음식이다. 원조 짜장면 한 그릇과 노란 단무지를 앞에 두고 앉으니 어린 시절 엄마, 아빠 따라 외식을 하던 그 시절이 떠올라 왈칵 반갑다.



 

 

◀ 중국집 많은 차이나타운에서도 원조라 불리는 ‘공화춘’의 짜장면.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중국식 절 의선당.




근대 역사의 현장을 마주하는 시간



 

인천 앞바다가 열리자, 낯선 외국인들이 개항장 거리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서양 음식과 호텔 등 다양한 서구 문물이 인천에 상륙했다. 성냥 공장, 짜장면, 야구, 사이다 등이 인천에서 한국 최초로 시작된 원조들이다.



 

 

항 이후 대한민국에서 가장 활기 넘치던 동인천 지역의 옛 명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 시장인 신포국제시장. 닭강정, 순댓국밥, 찐빵 등 학창 시절 교복 차림으로 즐기던 메뉴가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배를 두드려가며 하나씩 사 먹었다.

 

 

개항기 물류 창고에서 대한통운 창고, 인쇄소 등으로 사용

되다가 꽤 오랜 시간 낡은 건물로 버려졌던 벽돌 창고가

인천아트플랫폼으로 재탄생했다.


 

 

 

사람 냄새 정겨운​ 소래포구



 

 

 

 

천둘레길 6코스 소래길 인천의 하천과 갯벌을 따라 걷는 길로, 장수천을 지나면 과거 전국 최대 천일염을 생산했던 염전이 위치한 소래습지생태공원이 나온다.





 

 

소래습지생태공원



 

 60년 가까이 수원과 인천을 잇는 철길을 달리던 협궤 열차는 1995년 폐선되었지만, 소래포구의 철길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바닷길을 건너는 다리로 이용된다. 다리를 건너면 소래포구 어시장이니 나 같은 사람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다닥다닥 빈틈없이 붙은 고무 대야 위로 넘치도록 쌓은 꽃게, 바닷가재, 조개를 구경하면서 펄떡펄떡 힘 좋은 광어를 불쑥 들이미는 가게 주인들과 한마디씩 주고받는 재미도 짭짤하다.시장을 한 바퀴 돌고 어느새 양손은 싸게 산 해산물로 그득하다. 







구한말의 개항 도시에서  뉴욕의 센트럴파크로




 

 

 

인천둘레길 17코스 송도미래길 하늘을 찌를 기세로 올라가는 마천루와 자연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 센트럴 파크, 트라이볼, 커낼워크를 걸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날 수 있다.




 

송도의 랜드마크 트라이볼


 

“1970년대 최고의 여름 휴양지는 송도 유원지였어요. 20대에는 친구들과 송도 유원지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곤 했었는데, 그 송도가 이렇게 변한 거죠.”

이준휘 작가는 바다를 메워 도시를 만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먼 미래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초고층 빌딩과 드넓은 공원, 쭉 뻗은 도로까지 갖춘 첨단 도시가 되었다며 감탄한다. 송도의 심장과 같은 센트럴파크의 수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황혼의 풍경은 마치 고층 빌딩에 둘러싸인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와 흡사하다. 신도시에 가면 항상 10년 뒤 이곳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해본다. 빌딩 숲에 물도 나무도 있고, 인천의 역사와 문화도 있으니 더 재미난 걷기 길이 되길 바란다. 종종 들러 변화하는 인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맛있는 인천


 

‘어디로 놀러 갈까’도 중요하지만 ‘거기서 뭘 먹을까’도 고민거리다.

하지만 인천에는 3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맛집도 많고, ‘최초’ 혹은 ‘원조’라는 수식어가 붙은 메뉴도 많으니 취향 따라 입맛 당기는 대로 골라 가기만 하면 된다.
 

 

 

 

인천이 원조, 쫄면_(왼)
쫄깃쫄깃한 쫄면은 사실 ‘실수’로 탄생한 음식. 1970년 인천시 중구 경동에 있는 ‘광신제면’이라는 냉면공장에서 냉면을 만들다가 사출기를 잘못 끼워 두꺼운 면이 만들어졌고, 이 면을 인근 분식집에서 고추장 양념을 해 새로운 메뉴로 개발해 지금의 쫄면이 만들어졌다. 이 분식집이 바로 신포국제시장에 위치한 ‘신포우리만두’ 본점. 이곳의 쫄면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면이 유독 두껍고 쫄깃하다. 매콤함과 새콤함의 비율이 절묘한 양념도 특이하고, 콩나물, 신선한 채소를 함께 넣어 아삭아삭 씹을 때 식감도 좋다.


30년을 지켜온 맛, 신포닭강정_(오)
신포국제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는 1985년부터 30년 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닭강정이다. 시장 초입부터 이어지는 가게들은 저마다 원조라는 간판을 달고 커다란 솥 가득 강정을 데우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신포닭강정의 특징은 바삭거리는 식감과 달착지근하고 매콤한 맛의 소스. 고추장 대신 고추기름을 사용해 텁텁함을 없애고, 땅콩가루를 넣어 고소함을 더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 중 대다수는 학창시절 맛 본 닭강정의 맛을 잊지 못해 자식들의 손을 잡고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


 

싸고 푸짐한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_(왼)
화평동 냉면 거리는 1970년대에 탄생했다. 화평동 냉면은 큰 그릇에 양도 푸짐한 ‘세숫대야 냉면’으로 유명한데, 처음부터 ‘세숫대야 냉면’을 팔았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보통 냉면과 같은 식으로 팔았는데, 인천 부두,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냉면 사리를 더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아예 처음부터 큰 그릇에 푸짐하게 담아 손님상에 올리게 된 것. 화평동 냉면가게 주인들이 밝히는 냉면 맛의 비결은 열무김치. 매콤한 육수에 잘 익은 열무김치와 절임무, 싱싱한 오이채를 얹고 통깨를 뿌려 쫄깃한 면발과 버무려 먹는다.


생선 굽는 냄새 가득, 삼치구이 골목_(오)
동인천역 맞은편 지글지글 생선 굽는 냄새가 가득한 이곳은 대한민국 유일의 삼치구이 거리. 동인천 삼치거리의 시작은 약 45년 전, 막걸리 공장 앞에 ‘인하의 집’이 들어서면서부터. 당시 가게를 운영하던 주인은 막걸리와 함께 먹을 안주를 찾다가 삼치를 구워 내기 시작했다. 두툼한 삼치는 가격도 저렴하고 막걸리와도 잘 어울려서 꾸준히 찾는 사람이 많았고, 이후 골목에 하나 둘 삼치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생선구이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삼치구이 골목에서 잘 구운 삼치를 먹으면 그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겉은 바삭한데, 속살은 부드럽고 담백하니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지도로 보는 인천 둘레길 코스


 

 

 


당일코스
배다리 헌책방거리 → 신포국제시장 → 개항장 거리 → 차이나타운 → 커낼워크 → 센트럴파크


1박2일 코스
배다리 헌책방거리 → 신포국제시장 → 자유공원 → 개항장 거리 → 차이나타운 → 월미문화의거리 → 월미전망대 →숙박 →소래포구 어시장 → 소래습지생태공원 → G타워 → 커넬워크 → 센트럴파크

 

인천에 대한 추가 정보

 

〈여성동아〉 2월호 ‘인천 산책’ 기사에 실린 인천둘레길을 걷고 ‘코리아둘레길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koreadullegil)’에 후기와 인증샷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5분께 프로스펙스 워킹화를 드립니다. 자세한 사항은 ‘코리아둘레길 페이스북’을 참고해 주세요.

* 출처 : http://bizn.donga.com/travel/3/all/20170131/826529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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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인천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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