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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지과학의 현재와 미래

by 유어인천 2023. 7. 28.

민간 재단과 국가기관의 지원과 학회의 출발

미국의 경우, 인지과학이 태동한 이래로 사립 재단들과 정부기관과 회사 등이 인지과학의 연구에 각별한 관심과 함께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표적으로 Sloan 재단 등이 인지과학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특히 1976년 슬론 재단(Sloan Foundation) 지원을 받아 1977년에 “Cognitive Science”라는 인지과학의 전문 학술지가 창간되었으며 이어서 1979년에는 인지과학회가 창립되었다. 인지과학회(CSS)는 현재 세계 각국의 1000명 이상의 정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례 학회를 세계 각국의 인지과학학회와 연결하여 개최하고 있다.

인지과학 관련 연구소 설치와 발전

최초의 인지과학 연구센터가 1960년에 Bruner 와 Miller에 의해 Harvard 대학에 설립된 이후 카네기 재단, 슬론 재단의 재정적인 지원으로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이후, 미국과 유럽의 유수 대학들과 컴퓨터회사, 전기통신회사, 연구재단들에 인지과학 연구소가 설립되어 인지과학연구의 중심 역할을 해 오고 있다. 프랑스와 같이 국가적 단위의 인지과학 연구소가 설립된 곳도 있다.

 

인지과학의 연구 성과들이 단순히 학문적 가치뿐 아니라 실제 인간의 생활의 여러 장면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Bell 연구소, Xerox사의 Palo-alto 연구센터, 휴렛팩커드 연구소 등 다수의 기업체 내 인지과학 관련 연구소들이 설립되었다. 

 

업체, 국가와 대학에서 지원하는 이러한 연구소들은 인지과학의 학제적인 공동연구와 교육을 수행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학술대회, 워크숍, 세미나 등을 활발히 개최하여 인지과학 연구의 학술정보를 교환의 장을 제공하며, 인지과학 이론의 실제 응용의 측면을 살려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국가 과학원에 인지과학 연구소나 실험실이 설치되어 있거나, 유럽공동체처럼 여러 국가가 연합하여 인지과학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한다.

 

국내 인지과학의 출발과 확산

 

심리학, 언어학, 철학, 인공지능학 등의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던 국내학자들은 1980년대 초에 인지과학이라는 종합적 틀 내에서 학제적 연구를 수행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1986년 6월부터 14인은 대우재단으로부터 인지과학의 제 문제’라는 공동연구 지원을 받은 것이 국내 최초의 공식적 인지과학 연구 모임의 출발이 되었다.

1987년에 인지과학회가 창립되었고 컴퓨터과학자, 인지심리학자, 언어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회원의 수와 연구영역 및 그 수준이 상승하여 왔다. 한국의 인공지능학회와 HCI학회의 창립과 발전에도 인지과학회 회원들이 관여하였다.

한편 국내 인지과학동호회는 1995년에 천리안 인지과학 동호회가 출발하였고, 2002년에 자생적 조직으로 출발한 ‘인지과학 학생회’는 인지과학을 전공하거나 관심을 가진 학생들과 일반인이 모이어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구와 국내에서 인지과학의 계속적인 확산과 발전은, 이것이 단순한 시대의 학문적 조류라는 인식을 넘어서 새로운 세기를 맞는 인류에 있어 필연적으로 직면한 문제로서 인간의 인지 과정에 대한 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케 해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21세기 과학기술의 새 조망

 

지난 20세기 말에 세계의 과학기술은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졌다. 과학기술계에서는 기존의 전통적 개념의 과학기술이 단순히 빠르게 진보하거나, 추가적 새로운 발견과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넘어서 전통적 과학기술에 대한 접근, 국가과학기술 전략 자체의 변혁을 요구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났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미국에서는 학계 연구자, 산업계 인사 및 정부기관 정책 연구자 등 수십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21세기의 과학기술연구 현장에서, 산업장면에서, 국가과학기술 정책 측면에서 무엇이 재구성되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모색하였다.

이 틀에 의하면 우리는 현재 과학기술의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중세기까지의 문화와 과학기술의 암흑시대를 벗어나서 16세기의 르네상스가 가능하였던 큰 요인의 하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대표되는 바와 같이, 예술, 공학, 과학, 문화가 동일한 지적 원리와 창조와 변혁에의 활발한 정신을 공유하였기 때문이었다.

인문학, 예술, 과학, 기술이 융합되어 시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구체적 예술적, 과학기술적 산물을 내었던 것이다. 그러한 전통적 과학기술과 인문사회과학 및 예술을 연결하는(미국 NIBIC 을에 의하면 미래는 테크놀로지와 인문성(humanity)을 융합하여야 하는 것이 미래 사회의 기본 과제이다.) 융합적 접근이 지금 21세기의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류 문화의 발전을 위하여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과학기술과 문화의 각 분야들이 더 이상 낱개로 쪼개지고(fragmented), 이분법적으로 경계 지어지고 (demarcated), 연결이 안 되고(disconnected), 어느 한 분야만 발전되어서는 효율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결국은 발전에 한계가 빠르게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 인식되고 있다.